D-174 / 3월 6일 수요일

지식은 최고의 상품이다; 그것은 도난당하지 않으며, 소진되지 않으며, 오직 성장만 한다. – 탈무드

훔칠 수 없는 곳

저는 과거 같이 살았던 분과 신혼 여행을 아주 특이한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심지어 국영방송에 출연하였습니다 !) 세계에서 제일 작은 섬나라인 나우루였습니다.
나우루는 1970년대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였고, 밈으로 돌아다니는 두바이의 공항에 버려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기름이 없으면 차를 버리고 갔다라는 썰을 갖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 나라가 부유하게 된 이유는 바로 알바트로스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화학물이 바로 인산염(Phosphate) 광물의 주요 출처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이 배설물을 과학적으로는 “구아노(Guano)”라고 하며, 이 구아노가 시간이 지나며 인산염 광물로 변화했습니다.

인산염은 농업에서 주로 비료로 사용되며, 나우루의 경제는 한때 이 인산염 수출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채굴로 인해 나우루의 인산염 자원은 거의 고갈되었고, 이는 나우루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멸치편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저자 장하준은 스토리와 경제를 연결하는 그의 재주는 정말 탁월하며 그의 책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지식의 끝은 찾기 힘듭니다.

멸치는 19세기 중반 페루가 누린 경제적 번영을 만들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페루는 바닷새의 구아노를 수출해서 국가적 번영을 이뤘다고 합니다. 멸치를 먹은 새들이 저질러놓은구아노는 질산염과 인이 풍부하고 냄세가 역겹지 않아서 인기높은 비료였고, 화약의 핵심 재료인 질산칼륨이 들어있어서 화약 제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나우루와 비슷하게 몰락하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 것은 바로 1909년 독일의 과학자이자 191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Fritz Haber가 공기 중에서 질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발명하면서입니다. 이 기술은 이후 Carl Bosch에 의해 상용화되기에 이르고, 결국 인공 비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구아노를 비료계에서 퇴장시키게 됩니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에서 인터내셔널 세일즈 메니저 시절, 경쟁사였던 세일즈 메니져이자 업계 선배였던 어느 정도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던 Lisa와의 얘기를 나누는 도중 그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너가 갖고 있는 고객 리스트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는 너만이 갖고 있는 것이야. 아무도 너 머릿속에 들어갈 수 없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였지만 당시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던 제게는 큰 힘이 되어주는 말이었습니다.

나우루와 페루의 과잉 채취로 인한 결국 “바닥이 나고야 마는” 천연 자원과는 달리 습득되는 기술이나 능력은 고갈되지 않으며 머릿속에 있는 것은 누구도 훔쳐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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